몽유도원도·천마도·수월관음도… 최고 걸작들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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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덴리대 도서관 소장 ‘몽유도원도’. 안평대군이 꿈에서 본 도원의 광경을 안견에게 그리게 해 3일만에 완성했다고 전한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산수화로 안견이 그린 그림에, 안평대군은 물론, 신숙주·이개·김종서·박팽년 등 당시의 대표적 문인들의 시문과 글씨가 함께 모여 있다. 그림 크기 38.6×106.2㎝.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일본 덴리(天理)대 도서관 소장 ‘몽유도원도’와 국보 제207호 ‘천마총 천마도(천마도장니)’,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고려불화인 ‘수월관음도’와 미국 보스턴미술관 소장 ‘은제금도금 주자 및 승반’ 등등. 이번 기회를 놓치면 최소 10여년, 아니 한평생 볼 수 없을지도 모를 귀중한 유물들이 총집결된 전시회가 열린다.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위원장 이어령)가 주최하고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이 주관하는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특별전-여민해락(與民偕樂)’이 바로 그것. 오는 29일부터 11월8일까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몽유도원도’·‘수월관음도’ 등 해외 소장 문화재 8건 10점을 비롯, ‘천마총 천마도’ 등 국보 19건 40점, ‘손기정 기증 그리스 청동투구’ 등 보물 14건 15점 등 총 150여 점의 유물이 출품된다. 이번 특별전은 올해가 창경궁에 설치됐던 대한제국 제실박물관이 순종황제의 명에 따라 1909년 11월1일 국민들에게 개방된 지 10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박물관인 제실박물관이 일반에 개방된 1909년을 한국 박물관의 기점으로 삼아 올해 초부터 펼치고 있는 100주년 기념 사업 가운데서도 이번 특별전이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특별전의 제목을 “백성과 함께 즐기었다”는 뜻의 ‘여민해락’으로 한 것도 순종이 1909년 동물원과 식물원을 창경궁에 설치한 뒤 공중이 관람하는 것을 허락하면서 반대하는 신하들을 ‘맹자 양혜왕장구’에 나오는 ‘여민해락’의 고사로 설득한 데서 착안한 것이다. 이번 특별전은 1부 ‘한국 박물관 100년의 여정과 꿈’과 2부 ‘박물관에 간직된 찬란한 우리 문화’로 구성돼 있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이 제실박물관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1부에는 제실박물관 첫 수집품 가운데 하나인 ‘청자상감포도문주자승반’과 간송미술관 소장 ‘훈민정음해례본’(국보 제70호) 등 박물관사 관련 유물 120여 점이 선보인다. 2부에서는 ‘몽유도원도’와 ‘천마총 천마도’ 같이 문화재 보존 관리 또는 외국에 있어 접하기 어려웠던 우리의 문화재 30여 점이 특별 공개된다. 보존을 위해 오랫 동안 특수보관장에 보관됐던 ‘천마총 천마도’와 조선시대 회화 가운데 연도(1447년)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작품인 안견의 ‘몽유도원도’, 고려시대 금속공예품의 뛰어난 조형미와 제작수법을 보여주는 ‘은제금도금 주자 및 승반’ 외에 국외에 소장된 고려불화, 의궤, 건칠불과 최근 출토된 미륵사지와 왕흥사지 출토 사리장엄구 등이 전시된다. 희귀유물인 만큼 유물 보존 및 대여처와의 협약 관계로 ‘몽유도원도’는 개막일부터 10월7일까지 9일간, ‘천마총 천마도’와 ‘훈민정음해례본’은 개막일부터 10월11일까지 13일간만 선보인다. 또 ‘석가탑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10월8일부터 18일까지 11일간,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는 10월20일부터 11월8일까지 20일간, ‘태조 이성계 어진’은 10월30일부터 11월8일까지 10일 동안만 출품된다. 무료 관람인 데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존처리를 마친 ‘불국사 석가탑 중수문서’(3종류)와 미국 보스턴미술관 소장 ‘치성광여래왕림도’ 등 최초로 공개되는 유물만 11점에 달하는 만큼 미리 관람 계획을 짜서 돌아보는 것이 효율적이다. 특별전 기간 중 매주 수요일에는 야간개장이 실시되며 토요일(추석 연휴 기간 제외)에는 전시유물을 설명하는 ‘(가칭)전문가와 함께하는 갤러리토크’가 마련된다. 10월10일부터 31일까지 매주 토·일 오후 2시부터는 초등학생 동반가족을 대상으로 ‘박물관 백년의 비밀’이라는 전시체험 교육도 진행된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