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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24일 Facebook 이야기
안국환
2013. 7. 24.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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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피어난 강릉 ‘경포습지’의 가시연꽃
지난 4월 준공식을 가진 강릉 ‘경포습지’에 환경부지정 멸종위기2급 식물인 가시연꽃이 개화하기 시작해 관심 있는 사진 동호인과 탐방객 등 생생한 생태복원 현장을 보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60년대 말까지만 해도 경포호수의 상류에서 볼 수 있었다」고 구전으로만 전해져오던 가시연꽃은 경포습지 복원사업 첫해인 2010년도에 약 1,800㎡의 최초발원지에서 개화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약15만㎡의 개방수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 가시연은 과거 경포호에 자생하였으나 호수의 일부가 농경지로 개간되면서 자취를 감추었다가 이번에 습지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땅속에 휴면 상태로 있던 매토종자가 수분 및 온도 등의 조건이 맞으므로 인해 발아한 것이다. 또한 홍련과 백련, 노랑어리연꽃 등 제철을 맞은 다양한 수생식물을 가까이에서 보고 만질 수 있어 학생들의 생태학습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경상남도 창녕군에 위치한 우리나라 최대 내륙습지인 우포늪은 그 크기가 광대하여 가시연꽃을 비롯한 수생식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는 반면 강릉의 경포습지는 접근이 쉽고, 습지의 크기가 약27만㎡로 중간 중간에 탐방로가 설치되어 있는 등 아기자기하여 가까이에서 보고, 만질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성격 급한 몇몇 꽃들은 개화하였으나, 가시연꽃의 본격적인 개화기는 7월말부터 9월까지이다.
아울러, 제방부에는 형형색색의 여러 가지 모양의 호박이 주렁주렁 달려 탐방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무더운 여름날 80여m 길이의 호박터널에 들어서면 가을의 정취를 흠씬 느낄 수 있다. 이 호박은 대관령에 위치한 농업진흥청 고랭지농업연구센터의 협조를 받아 처음 시도한 관상용 호박으로 단추호박, 2색칼라호박 및 터키터반 등 30여 종류로 흥미롭고 재미있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
최근 트랜드인 힐링은 웰빙을 제치고 주요 사회·문화 코드로 부상했다. 즉 신체건강을 넘어 상처받고 심신이 지친 도시인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개념이다. 강릉의 맑은 동해와 경포습지 그리고 미리 만나보는 호박이 있는 가을은 요즘 경포에서만 볼 수 있는 힐링의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