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환에게
금년 여름은 유난히도 덥구나.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일어나 어느 나라는 홍수로 재산과 인명피해가 엄청나고
또 어느 나라는 가뭄으로 작물이 모두 말라 죽었다니,
천지의 운행원리가 깨어지고 예측이 어려워 사람 사는 모습도 피곤해 보이는구나.
한국도 금년은 국지성 호우가 시도 때도 없이 강풍을 동반하여 몰아쳐 곳곳이 물난리다.
북한의 압록강 주변은 홍수가 넘처 신의주 일대가 모두 물바다를 이루었다는 보도가 TV로 나왔는데
산과 들에 나무 한포기 풀 한포기 없으니 어찌 홍수가 나지 않겠나.
지난 22일, 다혜 혼례는 무사히 잘 치뤘다.
날씨가 워낙 더워서 청첩도 대폭 줄였고,
친인척에는 전화로 그냥 알리기만 했는데도 그날 하객들이 많이 와서 성황을 이루었다.
혼사는 인륜지 대사라고들 해서 이번에는 두번째 큰일이니 좀 규모있게, 격조높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웬걸 십년전 수정이 때 어떻게 치루었는지 하나도 생각이 나질 않더라구.
아직 한국은 유교적인 풍습이 많이 남아 있어 그 절차가 번거롭기 짝이 없단다.
예단이니 폐백이니 신행때 보내는 음식 등 그 준비가 장난이 아니다.
이번에 한국에 와서 같이 어울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람 사는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인데
우리 형제는 한번도 같이 어울리지 못하니 늘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이다.
다혜는 서울에서 살림을 시작하는데
신랑은 영남대학 건축공학과를 나와 서울에 있는 큰 건축회사에 근무하고 있단다.
한강이 흐르는 주변에 25평 아파트를 사돈집에서 마련하여 주었는데 전망은 끝내주더라.
아직 수영이가 남아 있어 걱정인데 인연이 닿으면 신랑감이 나타나겠지.
다음은 지난 7월 26일 대구소년소녀관현악단 45명을 이끌고
중국을 다녀오고 난 뒤 그 소감을 적어본 것이다.
한번 읽어 보려므나. 잘 있거라. (2010. 8.25)